열두달로 조각난 사랑을 하나의 나로 맞추며 안녕하세요. 윤입니다.
어느덧 십이월이에요. 코끝이 서늘해지는 겨울의 목소리가 한층 커져 버린 게 옷깃 사이사이를 스치며 시끄럽게 다가옵니다. 시큰한 겨울의 냉기가 우리의 세상을 꽁꽁 얼리기 전에 자그마한 온기를 안고서 당신 앞에 설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을 합니다. 저는 겨울이, 그리고 끝을 말하는 십이월이 마냥 춥고 외롭지만은 않길 바라거든요.
사랑하는 나의 누군가에게, 여기서 ‘누군가’란 애정을 눌러 담아 이 세상에 태어난 수많은 애칭이 들어갈 자리예요. 그들이 찍어낸 수많은 발걸음을 한가득 안은 이 지구별에서 온기를 전할 수 있길 언제나 바랍니다. 왜냐면 제 삶은, 그리고 우리의 삶은 그런 작고 옅은 온기들이 모이고 모여 만들어낸 타오르는 불꽃 같은 사랑이 있기에 유지되고 있다고 종종 생각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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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을 살아가는 여러분들을 향해 묻습니다. 여러분은 이 푸른색의 지구별 속에서 사는 동안, 어느 순간에서 온기를 느끼시나요? 여러분들의 입을 통해, 그리고 마음 깊은 곳을 통해 튀어나올 답들을 굳이 하나하나 물어 듣지 않아도 분명 사랑스러운 단어일 것이란 믿음을 가집니다.
저는 이런 것들이 좀 생각이 나네요. 몰아치는 바람결을 뚫고 볼을 잠시나마 따뜻하게 데워줬던 친구 손 안의 고구마라떼와 유자차, 매일 밤 열한 시까지 수능특강 푸느라 바쁘면서도 막대 과자에 초콜릿 묻혀서 주는 것 잊지 않는 열여덟 살 먹은 동생, 서늘한 무대 뒤에서 덜덜 떨기 바쁜 후배 손 위로 핫팩 하나 쥐여준 선배, 꼭 알람시계처럼 배고플 때쯤 되면 밥 먹고 연습하자며 연습실 문 벌컥 열고 들어오는 친구. 이런 거요.
이 모든 걸 한 단어로 응축한다면, 전 ‘기억’ 정도로 부르고 싶어요. 보통 우린 좋아하기 때문에 기억하고, 좋아서 기억되고는 하잖아요.
어떤 형태로든 마음을 따뜻하게 녹였던 그 온기를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반사적인 잔상의 형태로 마음에 저장하는 ‘기억’을 저는 노력이란 이름으로 부르고 싶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마음먹어 볼 수 있는 노력이요. 노력이란 마음도 몸도 모두 써내야만 하는 소비적인 행동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기억’함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그 원동력이 ‘사랑’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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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여러분도 연말이 되면 괜히 한 번 지나온 열한 달을 돌아보고 추억해 보곤 하죠. 내가 이번 해엔 어떤 일들을 이루었는지, 어떤 사람들을 만났는지. 어떻게 나아갔고,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대해 말이에요. 그 과정이 언제나 긍정적이기만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만 아쉽게도 마냥 좋지만은 못한 게 또 우리의 삶이죠. 걔는 기억하고 있을지에 대한 확신도 없을 정도로 별거 아닌 일이지만 나는 떠올리기 싫어도 자꾸만 떠오르는 크고 작은 흑역사는 언제나 곳곳에 숨어있고요. 돌이켜볼 때마다 괜한 씁쓸함이 남는 어린 내 모습들도 내 맘 한구석을 시큰하게 하곤 합니다.
돌아보면 그런 때도 있겠죠? 내 인생에 이렇게까지 울 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없이 울었던 날, 너무나도 소중한 이와 목 터지게 싸우고 어쩌면 이별까지도 가버린 그런 외로운 날같은 거요. 우리는 이런 마음 시큰해지는 날조차 이맘때쯤 되면 괜히 한 번 저 깊숙한 곳에서 끌어와 기억해 보곤 합니다. 왜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이 쓰린 날조차도 돌아보면 너무나도 치열하게 나아온 내 일 년의 단단한 양분이지 않을까? 하고요.
결국,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요. 연말을 맞이한 우리가 자꾸만 지나온 시간을 기억하려 하는 건 일 년 동안 쌓아온 우리의 모든 날을 우리가 아주 단단하게 사랑하고 있다는 겁니다. 너무 감사하게도요! 세상을 살며 누군가를 사랑하며 살 수 있는 것도 무지 기쁜 일이지만, 그 세상 속 유일한 주인공인 자기 자신을 사랑하며 산다는 건 얼마나 감사한 일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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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따뜻한 불빛이 눈동자 위를 한가득 덮고, 보기만 해도 두근거리는 오색 빛이 나무를 한가득 두른 사랑스러운 십이월입니다. 거리에 조금만 나서도 귀에 익은 수많은 캐럴이 온 맘을 덮은 설렘을 몇 배로 더욱 불어나게 만들곤 하죠. 사랑할 것들이 한없이도 많은 세상을 우리는 오늘도 살고 있습니다.
손에 닿는 모든 것들이, 눈에 들어오는 모든 장면이, 익숙한 울타리를 뚫고 닿는 수많은 인연과의 새로운 만남이, 너무나도 열렬히 사랑했던 올 한 해 당신의 마지막 기억을 따뜻이 포장해줄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한 해 우리가 바쳐온 열정이 얼마나 불타올랐고, 다져온 사랑이 얼마나 컸으며, 엮어온 인연들이 얼마나 다채로웠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당신의 세상 속에선 당신이 해온 순간들이 그 세상 속 가장 큰 노력이었던 사실을 ‘기억’하길 바라며, 연말의 사랑스러움을 한 겹 더 더할 추천곡과 함께 작은 편지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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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만연하여 마냥 춥지만은 않을 당신의 십이월을 온기를 담아 기도합니다.
변함없이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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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s For Everybody – Ne-Y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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