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의 변덕이 도통 시끄러운 십이월의 끝물입니다. 한없이 춥다가도 잠시나마 하늘과 땅, 그 두 경계선 사이에 걸친 저녁 다섯 시의 짙은 주홍빛 햇살 덕에 따뜻해지기도 하고요. 온 세상을 순백으로 덮을 만큼의 눈이 쌓이는 곳도, 먼지라 부르는 게 더 어울릴 만큼 형체도 흐릿하게 떨어지는 것에 드디어 눈이 온다며 설레발 앞선 마음으로 반기는 곳도 있습니다. 같은 겨울의 공기를 마시며 같은 언어로 춥다고 말하는 하나의 땅 위에서도 우리의 마음은 저마다 다 다른 모양입니다. 우리의 세계는 결국 세상에 하나뿐인 내가 주인공 되는 곳이기 때문에요. 최선을 외치게 하는 열정의 불씨가 피어나는 곳도, 애정을 쏟을 의지를 괜히 써보게 만드는 좋아하는 것도, 미워하는 것도, 무서워하는 곳도 우린 제각각 다 다른 것을 말합니다. 그 특별함이 하나의 별이 되어 무수해지게 채워진 곳이 바로 여러분이 살아가는 당신만의 세계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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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무한한듯하지만, 절대적으로 유한한 존재입니다. 단지 우주의 시간이 체감조차 어려울만큼 길고, 우리는 그 광년의 시간 속 잠시나마 여행하듯 머물다 가는 비행사이기에 느끼지 못할 뿐인 것이죠. 별은 어두운 우주 한가운데 피어나 살아 머무는 동안 가장 화려하고 눈부시게 그 빛을 내뿜다 터지거나, 가끔은 지워지듯 사라지는 유한한 존재입니다. 저는 우리의 모든 열정이 꼭 그런 별의 모양을 닮았다고 종종 생각합니다. 열정도 절대 무한하지 못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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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여러분 속의 열정은 어떤 모습인가요? 일 년의 저를 돌아봅니다. 겨울의 끝물이었던 1월쯤엔 합격통지서 하나 품에 안는 일에 가장 큰 열정을 쏟았고, 팔 월쯤이었나요? 그땐 카페 매니저 명찰 달고 서 있던 시간에 큰 열정을 썼네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힐 만큼 무더웠던 올해의 여름엔 그보다 더 뜨거운 마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바람에 열정을 다 해 수없이 사랑을 외쳐보았고요. 근래엔 언제나처럼 미워하고 또 그만큼이나 사랑하는 노래 앞에 예상치 못했던 의지가 생겨 일생일대의 열정을 쏟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순간을 관통하는 열정은 언제나 열심히 살기 위한 열정이라 부르고 싶어요. 주어진 시간속에 최선의 열심을 다 하는 것이 살아 숨쉬는 동안 끝없이 멋있게 남고 싶어 하는 저를 사랑해 주는 방법이라 생각했거든요. 이뿐만이 아니에요. 차마 다 기억하지 못 하는 수많은 열정이 제 세상을 화려히 빛내곤 갔습니다. 하나하나 다 기억하지 못 하는 건, 그 순간에 전부인줄만 알았던 것들을 뛰어넘는 열정이 계속해서 피어났었기 때문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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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왜 영원하지 못하는 것일까? 가끔 이런 생각이 우리를 섭섭하게 만들 때가 있습니다. 모든 걸 다 내주어서라도 곁에 두고 싶은 사랑을 할 때나, 너무 좋아서 잃는 순간을 지레 걱정하게 만드는 벅찬 사랑을 할 때면 영원하지 못하기에 일찍이 걱정해야만 하는 세상이 원망스러워지곤 하는데요. 어쩌면요, 사랑은 영원하지 않기에 더 애틋한 거 아닐까요? 언제까지나 내 곁에 머물러주지 못할 걸 알기에 최선의 사랑을 노력하게 되고, 비록 이 열정이라는 이름의 최선의 사랑이 끝날지언정 그 시간을 통해 성장하고 성숙해진 나는 영원히 남아 또 새로운 세상에 최선의 사랑을 전하게 되잖아요. 누구에게나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흔한 세상 속에서 나만이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하고 특이한 이유로 최선을 다해 삶을 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가요! 그러니 언제까지나 쏟고 싶었던 열정이 식는 일이 있더라도, 쏟아온 시간이 불쌍하리만큼 그 일에 대해 더는 최선을 다 해 볼 힘이 없다 할지라도 너무 허망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치열히 살아온 일 년의 막이 내리는 이 시점에서 묘하게 깃드는 이름 없는 허무함에게, 끝이 없을 듯 찬란히 빛을 내며 태우다 사라져버린 열정이란 이름을 가진 모든 별들에게 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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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흔한 세상 속에서 나만이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하고 특이한 이유로 최선을 다해 삶을 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가요! 그러니 언제까지나 쏟고 싶었던 열정이 식는 일이 있더라도, 쏟아온 시간이 불쌍하리만큼 그 일에 대해 더는 최선을 다 해 볼 힘이 없다 할지라도 너무 허망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치열히 살아온 일 년의 막이 내리는 이 시점에서 묘하게 깃드는 이름 없는 허무함에게, 끝이 없을 듯 찬란히 빛을 내며 태우다 사라져버린 열정이란 이름을 가진 모든 별들에게 보냅니다.
불은 흔적을 남깁니다. 불을 꺼도 그을린 흔적은 그 자리에 계속해서 남아요. 타오름은 영원하지 못해도 타올랐기에 짙어진 삶의 색은 영원히 우리의 세상에, 그리고 여러분이라는 사람에게 남아 타오르던 순간을 살았던 이로 여러분을 대변해 주리라 믿습니다. 수많은 열정과 함께했던 여러분의 지난 열두 달에게, 그리고 또 새로이 깃드는 오색 빛의 사랑으로 채워나갈 다가올 시간들을 향해 환호를 담아 들려드립니다. 걱정 마세요. 여러분의 열정은 모두 의미 있는 마음이었을 테니까요. 불안함은 접어두고, 앞으로도 마음껏 사랑하세요. 여러분을 기쁘게 할 수만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요!
최선의 사랑 앞에 용기를 내는 이들을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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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메일링은 늦게 발송되었습니다ㅜㅜ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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